인류세: 불타는 문명의 연대기

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지구에 미친 변화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파괴적이어서 새로운 지질 시대, 즉 인간에 의해 새로이 형성된 지층을 관찰할 수 있는 ‘인류세’로의 전환을 일으켰다고 말한다. 장기간에 걸친 전 지구적인 축적이 일으킬만한 대변화를 인류는 불과 2세기만에 이루어냈다. 엄청난 탄소와 질소, 방사능, 심지어 우리가 먹어 치운 가축의 뼈나 플라스틱이 지구의 표면에 새로운 지층을 이룰 만큼이나 쌓인 것이다.

한편, 기후변화와 생태계 교란의 연쇄적인 환경 문제로 촉발된 코로나19 사태로 전 인류가 시름하는 동안, 역설적이게도 지구는 놀랍도록 빠른 변화를 보여주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야생동물의 도시 출몰과 전례 없이 맑은 하늘을 보도한다. 우리가 멈추자 지구가 숨을 쉬는 듯하다. 과학자들은 올해 탄소 배출량이 20~30억 톤가량 줄고 이에 따른 온난화 가스 역시 4%~8%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2020년 7월 현재, 우리는 한계를 모르는 파괴의 질주 도중 잠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다. 어쩌면 지금은 인류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일지도 모른다. 잠깐 잃었던 속도를 회복하며 그대로 6번째 대멸종을 향할 것인지 철저한 변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 것인지가 오늘, 우리에게 달려있다.

크리스티안 라브하르트
Switzerland, 2019, 80min
욘 아펄
Netherlands, 2019, 87min
오민욱
Korea, 2019, 127min
베르너 부트
Austria, 2018, 98min
토드 헤인즈
USA, 2019, 128min
티아구 이스파냐
Portugal, 2019, 102min
장로베르 비아예
France, 2019, 99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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