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인터뷰] 실향민의 이야기를 다룬 <바다로 가자> 김량 감독

SEFF 숏터뷰(short+interview)는 서울환경영화제에 참가하는 한국 감독들을 짧게 인터뷰하는 기획입니다. 공통질문에 다양한 감독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답합니다.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을 보고 궁금해진 감독이 있다면, 숏터뷰를 눈여겨봐주세요!

김량 감독은 <바다로 가자> 작품을 통해 실향민인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북한에서 태어나 전쟁 이후 홀로 부산에서 정착해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동적인 시간을 겪은 아버지와 김량 감독은 항상 세대차이를 느껴왔으나, 파킨슨 판정을 받은 고령의 아버지를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중년이 되어서야 북쪽에 있는 아버지의 고향을 상상해보는 어색한 현실 앞에 놓인 감독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지, 김량 감독의 <바다로 가자> 작품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저는 분단과 분쟁 관련한 다큐를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바다로 가자>가 저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첫번째 작품은 철원에서 만들었고, 두번째는 아르메니아 분쟁 지역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세번째 작품은 팔레스타인에서 제작하려고, 팔레스타인에 있었습니다. 근데 아버지가 파킨슨 병환이 있으셨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실향 세대 관련한 영화, 저희 아버지 같은 실향민을 주제로 한 영화를 꼭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들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 소재에 관하여 여러 다양한 측면들을 보여주는 것이 제 영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한 개인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저희 아버지가 중심이 되고, 다른 분들의 시각이 아버지라는 중심 인물을 통해서 표현되기를 바랐습니다. 저의 아버지 세대 분들이 우리나라의 초상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세대가 있다’ 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계속 영화 작업을 해오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그 과정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내 영화를 3개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실향세대’를 ‘관통’하는 ‘다큐멘터리.’ 이렇게 세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는 실향민만 다룬 것이 아니라, 실향 세대를 다룬 영화입니다. 1, 2, 3세대를 모두 아우르면서 남한 사회, 분단 이후 일어나고 있는 세대 갈등. 이런 주제들을 다루는 영화이기에 이 세 단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실향민 2세이기 때문에, 실향민이라는 바운더리 속에 들어가 있는 주최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영화 기획을 결정하는 것도, 제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실향민 분들 인터뷰를 하고 오는 날이면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그 세대의 고통과 기억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이번 영화가 실향세대를 관통하는 다큐멘터리로 탄생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이 내 영화를 꼭 봐야하는 이유는?

제 영화에 출현자 한 분이 지금의 분단 문제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분은 과거의 반공 교육이 한국을 굉장히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일종의 질병 같은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것을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교류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민족이 분단된 것이지만 그것이 가족 분단으로 이어지는, 굉장히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인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문제들을 무시하고 생활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굉장히 암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10년, 20년 후를 바라본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2030 세대 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는 그분들이 주역이 될 것이기 때문에 2030 세대가 생각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된 나라를 이끌고, 그 통일된 한국을 누릴 수 있는 사람 또한 지금의 젊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내 영화, 이 장면은 절대 놓치지 마라!

영화 후반부 쯤의 실향민 어머님이 ‘바다로 가자’ 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뽑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는 가야한다.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의미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이 이북에서 중학교 때 배운 노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남쪽으로 피난 왔을 때 먹을 것이 없으니까 굶고 있었는데 그때 그 학생들을 모아놓고 학교에서 합창 대회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장교되시는 분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내 시계를 주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그 분이 노래를 불러서 우승을 하고 받은 시계로 쌀을 사고, 그 쌀을 다른 피난민들과 나눠먹었던 추억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그때 부른 노래를 요청드렸더니 처음에는 망설이시다가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노래가 이번 영화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서울환경영화제 상영,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제가 이번에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게 된 것이 스스로도 되게 뜻밖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 영화가 ‘환경’이라는 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를 이전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을 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용기를 내었는데, 서울환경영화제에는 특히 젊은 관객 분들이 많이 오셔서 좋았습니다.

​젊은 관객 분들이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영화제는 꼭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적 환경, 사회적 환경, 그리고 정치적 환경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영화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규모가 큰 국제적인 영화제와는 다르게, 영화제가 작아서 아기자기하고 한 영화 작품, 작품에 집중이 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영화는?

외국 영화도 그렇고, 한국 영화도 그렇고. 기대되는 영화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딱 한 작품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이번 영화제 주제가 ‘환경’이니 만큼 모든 영화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자연 환경이라고 하면 다룰 수 있는 소재의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서울환경영화제는 꼭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환경이나, 정치적인 환경. 그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어서 모든 영화가 흥미롭습니다.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메시지가 다양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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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그린티어 홍보팀 장소현 작성

2019-5-25

2019.5.23 —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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